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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느질 이야기

바느질은 추억이 되고....

 

 

 


오래전 바느질을 한참 열심히 할
때가 있었고,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아이에게도 꽤나 많은 옷과 소품들을 만들어 주었었다. 이 더위에 서랍 정리를 하다 발견한 패브릭 필통! 그 시기에 만들어 아이에게 준 소품이다.

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diy가 많지 않던 때라 패브릭 필통이 흔하지 않았었고, 초등 저학년 때이니  마음에 조금 안 들어도 새로운 것을 갖고 다닌다는 마음에 선뜻 받아 들고는 한동안 잘 갖고 다닌 딸아이 필통. 하지만 몇 개월 이후로 서랍에 방치된듯하다 ^ ^

딸아이가 고등학생이 되고 어느 날 집에 와서 이야기한다. 엄마가 만들어 준 필통하고 똑같은 걸 갖고 있는 아이가 있단다. 근데 모르는 아이라서 엄마 필통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하면서, 이동 수업이라 가까이 앉게 되면 물어본다고 하고는 "그걸 아직도 갖고 다니나?라고 한다.

생각해보니 그 당시 필통을 10개쯤 만들었고, 딸아이 친구들 몇 명과 지인들에게 선물했었으니 딸아이 친구가 아니라면 지인 딸 중 한 명 일거라고 짐작만 했다.
혹시 네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준거 아닐까? 라고 물으니 글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어릴 적 일이라 그 필통을 봤다는 자체가 너무 반가웠다는 딸아이 말.
그 후로 딸 아이는 수업 시간에 그 필통을 가진 아이가 가까이 앉게 되자 아이에게 이름을 물어보았고, 내 지인의 딸이라는 걸 알았다. 그 지인을 최근 몇 년간 만나지를 못 해서 아이들이 같은 학교인 걸 몰랐던 거다. 다음날 지인에게 전화 연락을 했고 반갑게 인사하며 안부를 물으니 지인의 딸아이도 그 필통 이야기를 했단다.

어떤 아이가 말하기를 우리 엄마가 만든 필통이랑 똑같다고 하면서 ㅎㅎ  난 아직도 그 필통을 갖고 다니냐고 물었고, 그 아이는 아직도 그 필통을 좋아해서 세탁도 잘해달라고 엄마에게 부탁한다고도 한다니 정말 기분이 좋고 고마웠다.

우와 만든 사람으로서 정말 고마운 일이네~ 같이 웃으면서 호호~^ ^
우리 딸은 그 이후로는 서랍에 방치인데...ㅠㅠ

핸드메이드 하는 자체로 즐거움도 있지만 이렇게 내가 만든 소품을 아껴주는 사람을 만나면 기쁨이 배가 된다.
처음으로 필통을 만들어 준 이후에 안쪽에 수납할 수 있게 주머니를 만들어 달라고 해서 만든 업그레이드된 2차 필통도 탄생했고, 이것도 역시 잠깐 들고 다니다 서랍에 방치되었지만 ~ㅎㅎ

서랍에서 발견한 이 오래된 소품이 나의
핸드메이드 추억의 한 조각이다.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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